박태환-볼 코치 ‘금빛 궁합’

박태환-볼 코치 ‘금빛 궁합’

입력 2010-11-15 00:00
업데이트 2010-1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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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세계를 놀라게 한 박태환(21.단국대)이 지난해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출전 종목 모두 결승 진출에 실패하자 그의 훈련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베이징 올림픽이 끝나고 그해 10월 SK텔레콤스포츠단의 후원으로 ‘박태환 전담팀’이 꾸려졌는데 박태환은 전담 코치 없이 지난해 두 차례 미국에서 전지훈련을 할 때만 데이브 살로(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국내에 머물 때는 태릉에서 노민상 경영대표팀 총감독의 지휘 아래 훈련했다.

 하지만 이원화된 훈련을 하면서도 대표팀과 전담팀 사이에 공조가 원활하지 못했다.

 대표팀 코치진은 박태환이 전담팀과 미국에 가서 훈련한 일지나 프로그램조차 전달받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대표팀과 전담팀의 엇박자는 고스란히 ‘로마 참패’로 이어졌다.

 이후 대한수영연맹과 SK텔레콤스포츠단은 한국 수영 간판스타의 부활을 위해 ‘박태환 특별강화위원회’를 구성하고 기술 향상을 도울 외국인 지도자를 물색해 마이클 볼(호주) 코치를 선임했다.

 볼 코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제자 스테파니 라이스가 3관왕(여자 개인혼영 200m와 400m,계영 800m)을 차지하면서 올해의 호주 수영 코치상을 받는 등 실력을 인정받은 세계적인 지도자다.

 그는 20여년간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1992년 바르셀로나 및 2008 베이징 대회 등 두 차례나 호주 올림픽 대표팀도 이끌었다.

 박태환은 올해 1월부터 한 달간을 시작으로 4월 말부터 80여 일,그리고 9월 중순부터 한 달 보름여 등 약 6개월을 호주에 머물면서 볼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마지막 호주 전훈을 시작하기 전인 9월에는 박태환이 경영대표팀과 훈련하고 있던 괌으로 볼 코치가 직접 건너와 ‘특별 과외’를 이어가기도 했다.

 박태환의 호주 전훈 때는 노민상 감독도 동행했다.박태환이 대표팀 감독의 지휘 아래 국외에서 외국인 코치의 도움을 받아 훈련하는 것은 처음이었다.볼 코치는 박태환만을 위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를 노 감독과 늘 공유하며 박태환을 조련했다.한국에서 훈련할 때도 박태환은 볼 코치와 영상 통화를 하면서 몸 상태와 훈련 기록 등을 전하고 조언을 받았다.

 볼 코치는 박태환이 ‘강박의 수영’에서 벗어나 ‘신명의 수영’을 하게 도와줬다.

 박태환은 볼 코치를 만나 수영하는 즐거움을 되찾았다고 기회가 될 때마다 이야기했다.

 올해 두 번째 호주 전훈을 마치고 지난 7월 귀국하기 전 가진 인터뷰에서는 “그동안 전담 코치가 없었는데 이번에 좋은 지도자를 만난 것 같다.볼 코치는 수영에 대한 자신감을 찾게 해줬다.무엇보다도 수영에 대한 즐거움을 찾아준 분이다.호주에 있는 동안 훈련 외적으로도 아버지같이 대해줘 훈련에만 열중할 수 있었다.덕분에 나도 프로 선수답게 변해가는 것 같다”고 말할 만큼 볼 코치를 따랐다.

 볼 코치는 노 감독은 물론 한국 대표팀과도 신뢰를 쌓았다.광저우 아시안게임 경영 경기가 시작된 지난 13일 박태환은 출전하는 종목이 없었다.박태환은 훈련을 마치고 14일 열릴 자유형 200m 경기를 위해 선수촌으로 돌아갔다.하지만 볼 코치는 수영장에 남아 다른 한국 선수들의 경기를 끝까지 지켜봤다.

 비록 자신이 박태환을 가르치지만,이번 대회에는 한국 대표팀의 일원으로 참가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박태환은 지난 10개월간 볼 코치와 환상적인 호흡으로 재도약의 디딤돌을 놓았다.

 그리고 볼 코치는 박태환의 부활을 이끌며 데니스 코터렐(호주) 코치와 아시아 수영의 대들보를 내세운 대리전에서도 기선을 제압했다.

 박태환의 맞수인 장린(중국)을 2007년부터 지도한 코터렐 코치는 볼 코치와 절친한 친구이면서도 묘한 라이벌 관계에 있다.볼 코치는 처음에 박태환을 맡기로 했을 때 코터렐이 가르치는 장린과 아시안게임에서 경쟁하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흥미로운 대결이 될 것 같다’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광저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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