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파문 등 황당했던 장면들

태권도 파문 등 황당했던 장면들

입력 2010-11-28 00:00
업데이트 2010-11-28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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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올림픽보다 많은 42개 종목에서 45개 나라 1만2천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오히려 규모 면에서는 올림픽,월드컵 축구 등 글로벌 스포츠 행사보다도 컸다.

 황당하고 엽기적인 장면들,또는 인간 승리의 현장이 여느 스포츠 대회보다 많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27일 화려하게 막을 내린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화제가 됐던 장면들을 모아봤다.

 ◇태권도 대만 선수 실격패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화제와 시비가 일었던 것이 바로 대만의 태권도 선수 양수쥔이 실격패를 당한 사건이다.

 여자 48㎏급에 출전했던 양수쥔은 예선 1회전에서 9대0으로 리드하던 중 경기 종료 직전 불법 장비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실격패 당했다.

 이 때문에 대만에서 반한 감정이 크게 일었고 22일 대만으로 돌아간 양수쥔은 공항에서 부총리의 영접을 받으며 “돌아오니 행복하다.여러분의 관심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골프 선수 ‘선수 맞습니까’

 골프 남자부에 출전한 알리 아마드 파젤(아프가니스탄)은 나흘간 179오버파 467타를 쳐 75명 가운데 최하위에 그쳤다.

 1라운드 58오버파를 치더니 2라운드 40오버파,3라운드 41오버파,4라운드 40오버파를 쳤다.금메달을 따낸 김민휘(18.신성고)에 무려 194타나 뒤졌다.

 1라운드 성적 130타는 웬만한 초보 골퍼들도 낼 수 있는 성적으로 ‘선수 맞나’하는 의심이 들 정도다.

 잔디가 없이 모래만 덮여 있는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골프장에서 주로 연습한 파젤은 “잔디에서 처음 치다보니 적응이 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필리핀 체스 선수는 ‘야반도주’

 26일 중국과 체스 남자부 결승을 앞두고 있던 필리핀 선수단은 25일 밤 주축 선수인 안토니오 로젤리오 주니어가 갑자기 귀국하는 바람에 낭패를 봤다.

 로젤리오는 몸이 아프다며 선수단에 알리지 않고 홀연히 필리핀으로 가는 비행기에 올라탔고 필리핀은 결승에서 중국에 0.5-3.5로 져 은메달에 그쳤다.

 팀 동료인 존 폴 고메스는 “만일 그가 여기 있다면 우리는 그를 마구 두들겨 팼을 것”이라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윤석민 명단 누락 해프닝

 야구 금메달을 따낸 한국은 에이스 윤석민(KIA)이 경기 출전 선수 명단에 빠진 탓에 중간 계투로 투입됐다가 공 한 개도 던지지 못하고 물러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윤석민은 13일 대만과 1차전에 7회초부터 투입됐지만 선수 명단에 없는 것이 뒤늦게 확인되면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대표팀 기록 담당 직원이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제출하는 임시 라인업에 윤석민의 이름을 빠트렸기 때문이다.

 한국은 부랴부랴 봉중근(LG)을 투입했지만 몸이 덜 풀린 탓에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가 가까스로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암이 별거냐…암 딛고 메달 따낸 선수들

 레슬링 남자 자유형 60㎏급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오다 히로유키(일본)는 갑상선암을 이겨내고 시상대에 오른 인간 승리의 주인공이다.

 오다는 이번 여름에 암 진단을 받았지만 9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고 이후 일본으로 돌아와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그리고 다시 아시안게임에 나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것을 변명으로 삼고 싶지 않았다”는 오다는 “은메달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결승전 패배를 분해 했다.

 또 인라인롤러 페어 스케이팅 부문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천리신(대만)은 암 수술을 앞두고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천리신은 “롤러 스케이트를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일생동안이라도 암에 맞서 싸워나가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카자흐스탄 여자하키 ‘어,벨라루스 선수들이네’

 여자하키에 출전한 카자흐스탄은 조별리그 다섯 경기를 치른 뒤에야 이전에 벨라루스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선수 세 명이 포함된 것이 드러나 실격패 처리를 당했다.

 3-0으로 이겼던 태국과 경기가 0-5 패배로 뒤바뀐 것은 물론 5골 이내 패배보다 좋은 결과를 냈던 경기는 모두 0-5 패배,그렇지 않은 결과는 기존의 결과가 그대로 인정됐다.

 카자흐스탄은 결국 6전 전패로 대회를 마쳤다.

 ◇몽골 야구 ‘방망이는 하나면 되지’

 몽골 야구 대표팀은 이번 대회 배트를 한 자루만 들고 참가했다.

 나무 방망이는 자주 부러지는데다 가격도 비싸 넉넉하게 마련하지 못해 급한 대로 한 자루로 돌려쓰기로 하고 나온 것이다.

 만일 경기 도중 방망이가 부러지면 그 뒤로는 방법이 없는 웃지 못할 상황이 나올 판이었다.다행히 아시아연맹의 도움으로 다른 회원국의 지원을 받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인라인롤러 우효숙 ‘아,할머니’

 인라인롤러 여자 EP 10,0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우효숙(24.청주시청)은 시상대 위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언뜻 봐도 기쁨의 눈물과는 거리가 멀었다.바로 자신을 길러준 할머니가 지난주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시상식 직전에야 전해들었기 때문이었다.

 할머니의 사망 소식을 듣기 전에는 “그동안 세계 대회에서 금메달을 많이 땄지만 지금보다 더 벅찬 순간이 없었다.할머니께 금메달을 빨리 걸어드리고 싶다”며 들떠 있던 우효숙은 불과 몇 분만에 믿기지 않는 소식에 가슴 아파 해야 했다.

 광저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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