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염경엽 감독이 밝힌 소사 영입 배경

[프로야구] 염경엽 감독이 밝힌 소사 영입 배경

입력 2014-08-12 00:00
업데이트 2014-08-12 09:3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빠른 공이 위협적이라고 느껴 선택”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가 지난 5월 중순 에이스 브랜든 나이트를 방출하고 헨리 소사를 영입할 때만 해도 반신반의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11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넥센 선발 소사가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오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201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대 넥센 히어로즈의 경기. 넥센 선발 소사가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사는 지난해까지 KIA 타이거즈에서 두 시즌 동안 52경기에 등판해 18승 17패 평균자책점 4.56을 기록했다. 이후에는 미국프로야구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서 뛰었다.

한국 무대를 이미 경험한 선수라는 장점이 있긴 했지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구질이나 투구동작 등이 상대팀에는 이미 노출된 선수였다. 두 시즌 동안 매해 9승씩 거둔 기록도 평범했고, 한계도 뚜렷해 보였다.

타선이 강한 넥센이 많은 이닝을 버티는 ‘이닝이터’라는 강점을 높이 사 소사를 영입했다고 다들 그렇게 믿었다.

그러나 염경엽 넥센 감독이 지난 11일 목동 삼성전을 앞두고 밝힌 소사의 영입 배경은 이러한 추측과는 사뭇 달랐다.

염 감독은 소사의 영입에 삼성의 외국인 투수 릭 밴덴헐크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소개했다. 지난해부터 삼성에서 뛴 밴덴헐크는 평균 시속 150㎞가 넘는 강속구를 앞세워 한국 무대에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올 시즌에도 12승 2패에 평균자책점 3.38을 기록 중이다.

염 감독은 밴덴헐크를 보고 “빠른 공이 여전히 선수들에게 위협을 줄 수 있다고 느껴 소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소사는 밴덴헐크보다 평균 구속은 느리지만, 최고 구속만은 시속 156㎞로 한국 무대에 진출한 외국인 투수 가운데 가장 빠른 공을 던진다.

그러나 정작 소사가 한국 무대에서 보여준 모습은 염 감독의 기대와는 달랐다. ‘파이어볼러’를 기대했건만 소사는 변화구 투수가 돼 있었다.

소사는 5월 24일 대구 삼성전에 처음 등판해 6이닝 3실점했다. 5월 29일 두 번째 등판인 목동 SK전에서는 5⅓이닝 동안 5실점했고, 6월 4일 마산 NC전에서는 3이닝 12실점이라는 최악의 투구를 했다.

염 감독은 투수 코치를 통해 소사에게 “힘으로 붙어라, 우리는 파워피처를 원한다”고 주문했지만, 소사는 변화구를 계속 고집했다. 이후 스토리는 잘 알려져 있다. 염 감독은 소사에게 계속 그렇게 던지면 재계약을 안 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투심과 서클체인지업을 버리고 직구와 슬라이더만으로 타자들과 상대한 소사는 6월 17일 광주 KIA전부터 6~7이닝을 책임지며 6연승을 내달렸다.

올 시즌 넥센이 상대 전적에서 뒤지는 팀은 선두 삼성과 3위 NC다. 삼성에는 4승 8패 1무, NC에는 3승 9패의 절대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넥센으로서는 앤디 밴헤켄 이외에는 믿고 맡길 만한 선발투수가 없으니 선발진이 탄탄한 삼성과 NC와의 싸움에서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의미에서 소사의 최근 상승세는 넥센에 매우 희망적이다. 소사는 전날에는 삼성과의 ‘미리보는 한국시리즈’에서 5이닝 4실점하며 6이닝 6실점한 밴덴헐크에 판정승을 거두며 ‘포스트시즌 모의고사’를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넥센은 밴헤켄이라는 외로운 원펀치에 이제는 소사라는 강력한 투펀치를 갖추게 됐다. 3선발 확보라는 과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했지만, 원투펀치의 무게를 놓고 봤을 때 다른 팀에 절대 밀리지 않는 팀으로 넥센은 변모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국민연금 개혁,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 ‘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4%’를 담은 ‘모수개혁’부터 처리하자는 입장을, 국민의힘은 국민연금과 기초연금, 각종 특수직역연금을 통합하는 등 연금 구조를 바꾸는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당신의 생각은?
모수개혁이 우선이다
구조개혁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