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재회한 ‘태권 축구 악연’

7년 만에 재회한 ‘태권 축구 악연’

임병선 기자
입력 2017-03-14 22:26
업데이트 2017-03-14 23:4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U-20월드컵 본선 조 추첨 이벤트…허정무·마라도나 만나 당시 회상

‘태권 축구’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7년 만에 재회했다.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14일 경기 수원 화성행궁 광장에서 진행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조 추첨 기념 레전드(풋살) 매치 도중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왼쪽).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월드컵 조별리그 경기 도중 허정무 현 프로축구연맹 부총재에게 거친 태클을 당하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오른쪽).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가 14일 경기 수원 화성행궁 광장에서 진행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조 추첨 기념 레전드(풋살) 매치 도중 골을 넣고 기뻐하고 있다(왼쪽). 마라도나가 1986년 멕시코월드컵 조별리그 경기 도중 허정무 현 프로축구연맹 부총재에게 거친 태클을 당하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오른쪽).
연합뉴스
15일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본선 조 추첨 때문에 22년 만에 한국을 찾은 아르헨티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7)가 14일 경기 수원 화성행궁 앞 광장에서 열린 대회 사전 이벤트인 풋살 게임 등을 마치고 취재진으로부터 사진 한 장을 선물 받았다. 1986년 멕시코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한국과의 경기 도중 허정무(62) 현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의 깊은 태클에 걸려 넘어지는 사진이었다.

순간 당황한 것 같았던 마라도나는 곧 밝은 표정을 되찾고 “모든 부상 장면은 다 기억난다. 이 사진도 마찬가지”라며 “큰 대회에서 일어났던 일이라 기억하고 있다”라고 선뜻 대답했다.

별명이 ‘진돗개’였던 허 부총재는 끈질기고 거친 수비로 마라도나를 막는 데 성공했다. 아르헨티나 언론은 ‘태권 축구’라며 흥분했다.

두 사람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도 아르헨티나와 한국 감독으로 격돌했는데 당시에도 이때의 일에 관련한 질문이 쏟아져 곤혹스러워했다.

그러나 이날은 만남 자체를 즐기는 듯했다. 일정 때문에 자리를 일찍 떴던 허 부총재는 나중에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다”고 말했다. 이어 “마라도나에게 ‘날 기억하느냐’고 물었는데 여전히 영어를 전혀 못 알아듣더라”며 “7년 만에 다시 만났는데 그때보다 배도 많이 나오고 체형이 변해 세월의 무상함을 느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마라도나는 기자회견 도중 “유년 시절 싸구려 축구공을 사서 놀았다. 그렇게 축구와 인연을 이어왔는데 어린 선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건 즐기는 마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FIFA가 많이 바뀌고 있다. 그 과정에 U-20 대회가 열리게 되는데 자부심을 느끼고 잘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함께 자리한 아르헨티나 대표팀 출신 파블로 아이마르(38)는 “유소년 축구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국 축구가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2017-03-15 27면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