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월드컵] 허정무호 ‘쌍용양박’ 7개월만에 발맞춘다

[2010 남아공월드컵] 허정무호 ‘쌍용양박’ 7개월만에 발맞춘다

입력 2010-05-22 00:00
업데이트 2010-05-22 0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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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전투다. 격렬한 몸싸움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속임수, 공격과 수비, 전략과 전술이 그라운드에 투입된 11명의 전사를 통해 실현된다. 둘 다 승리가 궁극적 목표다. 경기 참가 인원도 골키퍼를 제외하면 군대의 가장 작은 부대 단위인 분대(10명)와 같다. 그래서 각 팀의 베스트 11을 ‘스쿼드(squ ad)’라고 부른다.

전투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구성원 간의 긴밀한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지휘명령체계뿐만 아니라, 전투의 각 상황에 맞는 유기적 움직임이 필요하다. 축구도 마찬가지. 전·후반 90분 동안 감독의 지시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만으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감독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경기 중에 일일이 “2대1 패스를 하라.”, “오프사이드 트랩을 펼쳐라.”고 지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라운드에서 함께 뛰고 있는 선수들 간의 호흡이 딱딱 맞아떨어질 때 환상적인 골이 터지고, 상대의 공격을 손쉽게 차단할 수 있다.

그래서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소통’을 강조해왔다. 오는 24일 일본과 원정경기는 허정무호의 소통 수준을 확인할 모의고사다. 지난 16일 에콰도르전은 미드필더와 수비수의 호흡이 맞지 않아 압박이 약했고, 패스성공률도 낮았다. 모두 소통의 문제였다.

이번 한·일전 역시 양팀의 물러설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이다. 경기 양상이 치열하게 전개될 때 부상의 확률이 높아진다. 또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서 일본과 유사한 플레이를 하는 팀을 만나지 않는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실익이 없다.”는 비판도 나온다.그렇지만 어디까지나 평가전이기 때문에 한국은 챙길 것만 잘 챙기면 된다. 허정무호는 이청용, 기성용, 박지성, 박주영의 이른바 ‘쌍용양박’의 호흡을 점검한다. 이동국과 김재성의 부상 때문에 한·일전에서 왼쪽 박지성, 오른쪽 이청용, 가운데 기성용, 최전방 박주영으로 이뤄진 대표팀 베스트 공격라인이 출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들은 부상과 소속팀 일정 등의 이유로 지난 7개월 동안 실전에서 발을 맞춰 보지 못했다.

허 감독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 20일 한·일전을 대비한 마지막 전술훈련에서 쌍용양박의 자리를 바꿔가며 선수들 간의 호흡을 지켜봤다. 박주영과 염기훈을 최전방에 배치한 ‘4-4-2’ 포메이션과 박주영 원톱에 박지성-기성용-이청용이 뒤를 받치는 ‘4-2-3-1’ 등 다양한 전술을 실험했다. 쌍용양박의 호흡만 잘 맞아도 허 감독이 월드컵 본선에서 펼칠 전술은 무궁무진해진다.

사실상 최종엔트리가 확정된 수비진영의 호흡도 평가전의 과제다. 상대 역습 상황에서 수비전환의 속도, 고강도의 압박과 협력을 통한 공간차단이 얼마나 매끄럽게 이뤄지는가가 시험대에 오른다. 최근 대표팀에 합류한 김남일 등 수비형 미드필더들과 포백라인의 호흡도 중요하다. 소통만 잘 되면 승리는 따라오기 마련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10-05-22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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