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팀’이 ‘화려한 개인’을 이겼다
준비된 팀이 화려한 개인을 이겼다. 강한 조직력을 앞세운 네덜란드와 독일이 남아공월드컵 우승후보로 꼽히던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를 차례로 격파했다. 이로써 모두 5개 나라가 본선에 진출, 조별리그에서 한 팀도 탈락하지 않고 16강의 한 자리씩을 차지했던 남미는 우루과이만을 남겨둔 채 4강 문턱에서 무너졌다.스페인 축구대표팀이 4일 요하네스버그의 엘리스파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8강전에서 파라과이를 누르고 4강행을 확정지은 뒤 서로 껴안으며 자축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 AP 특약
요하네스버그 AP 특약
KBS N 스포츠 박찬하 해설위원은 “네덜란드가 다혈질의 브라질을 잘 공략했다.”면서 “적절한 교체카드가 없는 브라질 공격수들의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네덜란드에 운이 따랐고, 경기의 세밀한 부분까지 준비가 잘 됐다.”고 분석했다. 또 “브라질이 ‘자신들의 축구’를 했던 반면, 네덜란드는 ‘맞춤형 축구’를 했다.”고 덧붙였다.
이는 4일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의 독일-아르헨티나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6강까지 승승장구했던 아르헨티나는 전술적 변화 없이 개인기에 의존해 경기를 풀어갔고, 독일은 준비된 협력·블록수비로 메시-테베스-이과인을 막았다. 또 유효슈팅 6개 가운데 4개가 골망을 흔들 정도로 독일의 상대 위험지역에서의 패스플레이는 정교했고, 골 결정력이 높았다.
3일 케이프타운의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아공월드컵 8강전에서 독일에 대패한 뒤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왼쪽) 감독이 울고 있는 리오넬 메시를 착잡한 표정으로 달래고 있다.
케이프타운 AP 특약
케이프타운 AP 특약
KBS 한준희 해설위원은 “독일은 이번 월드컵에서 상대 진영에서 위협적인 패스플레이로 골 결정력이 높아, 유럽팀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재능이 강한 면모를 보였다.”면서 “기존의 수비조직력에 공격조직력까지 갖춘 막강한 독일을 만났지만, 마라도나 감독은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또 “뒤지는 상황에서 마냥 공격수를 투입한다고 공격이 좋아지는 것이 아닌데 마라도나 감독은 준비도, 판단도 제대로 못했다.”고 평가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2010-07-05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