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SSA! 월드컵] 조국 바꾸는 선수들

[NOSSA! 월드컵] 조국 바꾸는 선수들

입력 2014-06-09 00:00
업데이트 2014-06-09 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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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풀자 국적 갈아타기 성행… 순혈 대표팀 달랑 7개국

스페인 프로축구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리그 우승으로 이끈 디에고 코스타는 지난해 3월 이탈리아와의 평가전에서 브라질 대표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그런데 8일에는 미국 메릴랜드주 랜도버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평가전에 스페인 대표로 선발 출전, 74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벼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등 2-0 완승에 앞장섰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국제축구연맹(FIFA)은 2003년까지는 18세 이전에 국적을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나라에서 대표선수로 뛰지 못하게 했다. 그 뒤 ‘21세 이전’으로 완화했다가 2009년 아예 나이 제한을 없애버렸다.

이에 따라 이전 국가의 성인대표팀에서 평가전이나 친선경기에 나섰더라도 월드컵 지역예선에 뛰지 않았다면 국적을 바꿀 수 있게 됐다. 17세 이하나 20세 이하 대표팀에서 뛰었던 선수라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지난해 7월 귀화한 코스타는 이번 대회 B조에 묶인 스페인대표팀에서 뛰게 됐다. 16강에 오르면 그는 A조의 조국 브라질 대표팀과 맞설 수 있다.

코스타처럼 세계 최고의 축구 무대에 서겠다는 일념으로 조국을 바꾸는 선수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FIFA가 국적 변경을 승인한 사례는 2008년 8명에 불과했으나 2010년에는 30명으로 크게 늘었다. 2007년부터 지난 3월까지 국적을 바꾼 이는 174명이나 된다.

러시아 스포츠신문 ‘스포르트 엑스프레스’가 이번 대회 본선에 나서는 32개국의 최종 엔트리 736명을 분석한 결과 한 핏줄로만 대표팀을 구성한 나라는 브라질과 멕시코, 콜롬비아, 에콰도르, 한국, 온두라스, 러시아 등 7개국뿐이었다. 일본은 수비수 사카이 고토쿠의 어머니가 독일인이고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순혈 대표팀’에서 제외됐다.

FIFA가 규제를 풀면서 가장 득을 본 나라는 한국과 H조에서 맞붙는 알제리다. 23명 가운데 16명이 프랑스에서 태어났고 7명이 프랑스 주니어 대표로 활약했다. 벨기에도 아드난 야누자이를 비롯해 모로코 주니어 대표 출신 나세르 샤들리, 케냐계인 디보크 오리기, 아버지가 콩고민주공화국 국가대표 출신인 로멜루 루카쿠 등이 제2의 조국을 위해 뛴다.

예전에는 끝끝내 핏줄을 저버리지 않은 이들이 있었다. 라이언 긱스(웨일스), 조지 베스트(북아일랜드), 에릭 칸토나(프랑스), 조지 웨아(라이베리아) 등은 클럽에서 펄펄 날았지만 시원찮은 대표팀 성적 탓에 한 차례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2014-06-09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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