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상응 조치로 ‘체제보장’ 카드 언급
“이란 굉장한 나라 될 수 있어… 北도 그래”다른 질문에도 北으로 화제 돌려 띄우기
북미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당근책
일각 “北, 제재 완화 없인 나서지 않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주정부 차원의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대응 지원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체제 보장 문제를 언급하는 등 북한과 이란에 대한 유화적 메시지를 전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9/09/05/SSI_20190905173300_O2.jpg)
워싱턴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주정부 차원의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대응 지원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체제 보장 문제를 언급하는 등 북한과 이란에 대한 유화적 메시지를 전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https://img.seoul.co.kr//img/upload/2019/09/05/SSI_20190905173300.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주정부 차원의 마약성 진통제 오피오이드 대응 지원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체제 보장 문제를 언급하는 등 북한과 이란에 대한 유화적 메시지를 전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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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란과 관련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다가 “이란은 굉장한 나라가 될 수 있다. 그리고 북한은 굉장한 나라가 될 수 있다. 그들은 굉장해질 수 있고 우리는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오래전에 교훈을 얻었다. 그들은 굉장한 나라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볼 것”이라면서 “지금 많은 대화가 오가고 있다. 아주 중요한 합의에 이르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어떤 대화가 어떤 방식으로 오가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에도 허리케인 브리핑 후 이란 관련 질문에 “이란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우리는 정권 교체를 추구하지 않는다”면서 “북한도 엄청난 잠재력이 있는 나라라고 본다. 그들은 이를 이용하고 싶어 할 것으로 본다”며 북한 띄우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사안에 대한 문답 과정에서 북한으로 화제를 돌린 것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그가 또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는다’고 거듭 밝힌 것은 북한 비핵화의 상응 조치로 체제보장을 고려하고 있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도 이날 “우리는 이미 밝힌 것처럼 북한 카운터파트에게 답을 듣는 대로 (실무)협상에 관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우리는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고 미국과의 협상을 재개할 것을 계속 촉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레토릭뿐인 트럼프 대통령의 당근을 북한이 선뜻 받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북한은 연말까지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트럼프 정부는 말뿐이고 제재 완화 등 대북 기조 변화가 없어 북한이 당장 북미 실무협상에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2019-09-06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