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만 기다리시지”…영정으로 만난 어머니

“보름만 기다리시지”…영정으로 만난 어머니

입력 2014-02-21 00:00
업데이트 2014-02-2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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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언니, 상봉 보름 전 숨진 모친 영정 들고 北 여동생 만나

63년을 그리워한 북녘 딸과의 만남을 보름 앞두고 세상을 뜨고만 어머니가 21일 영정사진으로 딸과 재회했다.

1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이틀째인 이날 외금강호텔 숙소에서 이뤄진 가족별 상봉에서 김용자(68·여)씨는 최근 숨진 어머니 서정숙(당시 90세)씨를 대신해 어릴 적 헤어진 동생 영실(67·여)씨를 만났다.

원래는 서 할머니가 상봉 대상자였지만 지난해 9월 이산가족 상봉이 무산된 뒤 갑자기 얻은 심장병으로 지난 5일 수술을 받은 직후 숨을 거뒀다.

이날은 남북이 작년 취소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보름 후인 20일 열기로 합의한 날이다. 서 할머니도 이 소식을 전해듣고 수술실에 들어갔다. 하지만 더는 버티지 못하고 눈을 감고 말았다.

서 할머니는 1951년 가족과 배를 나눠타고 대동강을 건너 피란을 오던 중에 남편과 작은딸 영실이 탄 배가 부서지면서 같은 배를 탔던 큰딸 용자 씨와만 함께한 채 다른 가족과는 영영 헤어졌다.

용자 씨는 “생전 어머니는 ‘우리 영실이 한번 보고 죽어야 하는데’라는 말을 자주 했다”라며 “수술하기 전에 조금만 더 기다리면 동생을 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기에 더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용자 씨는 “작년 9월에만 했어도 오셨을텐데”라며 애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용자 씨는 전날 단체상봉에서 63년 만에 만난 동생에게 어머니의 영정사진을 건넸다. 용자 씨는 사진 속 어머니에게 “엄마, 얘가 영실이에요, 잘 보세요”라고 말했다. 두 사람은 끌어안고 오열했다.

하지만 용자 씨는 “상봉 전날 어머니 생각에 잠을 잘 못 잤는데 어제 어머니 영정을 동생에게 전해준 뒤 푹 잤다”라며 “아마도 어머니 영혼이 여기 같이 온 것 같다”라며 눈물을 글썽였다.

용자 씨는 이날 동생에게 어머니가 생전에 직접 준비한 내복과 함께 겉옷과 화장품, 양말 등 선물을 안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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