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서 학폭 피해자 투신 자살
전국에서 학교폭력으로 인한 학생들의 자살 사건이 잇따르면서 충격과 안타까움이 더해지고 있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자살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일선 교육청과 경찰 등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고 있으나 되풀이되는 사태를 막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내실은 없고 구호만 요란하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CCTV 속 아이는 어떤 심정이었을까
학교 폭력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모(15)군이 투신 1시간 전인 지난 11일 오후 6시 40분쯤 경북 경산시 정평동의 아파트로 들어오는 모습.
경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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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군이 떨어진 아파트 현관 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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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군 아버지는 “일주일치 용돈인 2만~3만원을 한번에 줬는데 하루 사이 다 써 씀씀이가 헤픈 애가 아닌데 왜 그랬느냐며 혼낸 적이 있다”며 “그때 아들이 ‘친구들과 함께 썼다’고 했는데 미처 눈치 채지 못했다”며 속상해했다.
경북교육청 또한 지난해 1학기에 “관할 모든 초·중·고교에서 학교폭력 실태를 전면 조사하겠다”며 대대적인 폭력 근절을 외쳤지만 이번 사태를 막지 못했다. 교육청은 당시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정서·행동 발달 선별검사를 실시해 자살 징후를 찾아내고 폭력 가해자, 피해자를 상담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군은 당시 조사에서 검토 대상이 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최군이 유서에서 지적했듯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폐쇄회로(CC)TV 설치도 엉터리였다. 최군은 유서에서 “학교에 CCTV가 설치돼 있긴 하지만 사각지대가 너무 많다. 화장실 같은 사각지대에서 주로 맞았다”고 겉도는 대응책을 지적했다. 최군이 다닌 경산 J중학교에는 19대의 CCTV가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최군이 가해자로 지목한 학생들 가운데 일부가 다른 학생들에게도 폭력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했다.
경산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2013-03-13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