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학교서 명단 비공개, 맨투맨 관리 ‘구멍’
자살한 경산 고교신입생이 작년 초에 ‘정서 관심군’에 1차로 분류됐다가 2차에서 제외됐지만 이 같은 사실을 일선 학교가 교육청에 알려주지 않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자살한 최모(15)군은 중학교 3학년이던 작년 초 교육과학기술부가 주관한 정서행동발달선별검사에서 정서 관심군에 1차 선정된 것으로 13일 밝혀졌다.
정서 관심군은 정서적으로 큰 이상 징후는 없지만 가정이나 학교측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학생들을 뜻한다.
1차 검사는 정서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38개 상황을 제시한 뒤 문항마다 전혀 아니다(0점), 조금 그렇다(1점), 그렇다(2점), 매우 그렇다(3점) 등 점수를 부여해 남학생의 경우 25점, 여학생은 27점이 넘어가면 2차 검사 대상자로 분류된다.
2차 검사는 우울증, 불안, 주의력, 자살 등 4개 분야에 걸쳐 각 27개 문항의 설문이 주어지는데 각 분야에서 일정 점수를 넘기면 3차 검사 대상자로 선정된다.
그러나 최군은 1차에 이어 실시된 2차 검사에서 정해진 점수에 못 미쳐 교육청이 주관하는 3차 검사 대상자에 들지 않았다.
문제는 1차와 2차 검사에서 정서 관심군으로 선정된 학생이 누구인지는 해당 학교만 알고 있다는 데 있다.
상급기관인 교육지원청이나 교육청도 3차 검사 대상자만 알 수 있을 뿐 1, 2차 검사 대상자가 누군지 파악할 방법이 없다.
경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1,2차 검사 결과는 일선 학교가 해당 학생이나 학부모가 원할 경우에만 한정적으로 공개하고 있다”면서 “현재로서는 일선학교가 해당 학생이 누군지 교육청에 보고할 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이러다보니 학교폭력 예방에 나서고 있는 교육당국이 3차 검사 대상 학생 외에는 어느 학교의 누가 정서 관심군에 속해 있는지 알 길이 없어 맨투맨 관리가 전혀되지 않고 있다.
경북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1,2차 검사 결과와 관련한 통계자료는 보고 받고 있지만 해당 학생이 누구인지는 파악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관련 규정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