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지노 개방은 ‘관광 승부수’…부수효과도 ‘막대’

카지노 개방은 ‘관광 승부수’…부수효과도 ‘막대’

입력 2014-03-18 00:00
업데이트 2014-03-18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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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도 카지노로 중국인 관광객 ‘선점 효과’… 부실외자 유입 우려도 제기

외국 기업에 대한 국내 카지노 시장 개방은 관광 산업의 질적 도약을 위한 승부수로 풀이된다.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리조트를 개발할 경우 관광 인프라의 대폭 확충은 물론 신규 외래관광객 창출 및 재방문 등의 선순환 구조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부차적으로는 고용 창출과 세원 확보는 물론 외국기업과의 경쟁을 통한 국내 카지노업계의 경쟁력 강화 등의 효과도 가능하다.

특히 마카오와 싱가포르 등지로 ‘카지노 원정’을 중국인 큰손을 유치할 경우 그 파급력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외국의 투기성 자본 유입, 카지노 시장 교란 가능성에다 외국기업의 국내 카지노 시장 진출 목표가 내국인 입장 허가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논란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 외자유치 통한 고용창출·경제생산효과 기대 = 문화체육관광부가 리포&시저스 컨소시엄(LOCZ코리아)의 외국인 카지노 사업을 승인한 것은 무엇보다 외자 유치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LOCZ코리아는 오는 2018년까지 7천437억원을 들여 영종도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와 호텔, 복합쇼핑몰, 컨벤션 등을 짓는다. 또 2023년까지 총공사비 2조3천억원을 들여 복합리조트(IR)를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관광객 유치와 관광객 지출 증가를 통해 2020년에는 연간 약 8천900억원의 관광수입 창출이 가능하다는 게 LOCZ코리아측 추산이다. 공사기간에는 8천여명, 리조트 운영에는 2천100여명의 직접 고용 효과가 기대된다.

또 장기적으로는 관광진흥개발기금 납부액만도 500억원이나 되고 직접세수효과도 1천270억원에 달할 것으로 회사측은 내다본다.

더욱이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영종도에는 LOCZ코리아 이외에도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 등 외국 기업 3∼4개가 진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조원에서 많게는 6조원까지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어, 이 같은 투자가 현실화될 경우 막대한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배재대 송학준 교수는 국내에 싱가포르 모델 같은 초대형 복합리조트가 들어설 경우 7조6천억원에 달하는 생산 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했다. 소득 효과는 1조1천억원, 부가가치 효과는 3조5천억원에 달하고, 5만4천명이 넘는 고용 창출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 ‘카지노 큰 손’ 중국인 유치가 관건 = 이런 장밋빛 전망에는 마카오와 싱가로프 등 아시아 주요 카지노 시장의 ‘큰 손’인 중국인을 염두에 두고 있다. 중국과 가까운 영종도의 지리적 위치도 유리한 조건이다.

정부가 부처간 이견과 투기 자본 유입 우려 등에도 불구하고 카지노 개방을 결정한 것은 이런 계산이 깔려 있다.

아시아의 라스베이거스로 불리는 마카오에는 중국 본토의 ‘원정 도박’ 관광객이 몰려들면서 지난해 카지노 매출만 3천608억 파타카(약 47조3천억원)에 달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7배 규모다.

싱가포르에서도 2010년 개장한 ‘마리나베이 샌즈 리조트’와 ‘리조트 월드 센토사’로 60억 달러가 넘는 카지노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에 이어 일본도 연내 카지노 합법화 논의를 시작하면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국내에서도 벌써부터 ‘중국인 입김’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외국인 대상 국내 카지노 16곳의 지난해 입장객은 270만7천명인데, 중국인 비중이 47%에 달한다. 이에 따라 매출도 1조3천750억원으로 전년보다 9.7% 늘어났다.

◇ 부실 외자 유입 가능성 우려 목소리 = 그러나 카지노 시장 개방에 따른 부작용 우려 목소리도 적지 않다.

카지노 개방 논의가 본격화한 것은 2012년이다. 당시 지식경제부가 외자 유치 확대 방안의 하나로 카지노 사전심사제를 도입, 외국인 투자자의 진입 문턱을 크게 낮췄다.

반면 허가를 심사하는 주무부처인 문체부는 신중론을 폈다. 문체부는 지난해 사전심사를 신청한 LOCZ코리아와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에 대해 신용 등급과 자금 조달 능력 등에 의문이 든다며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카지노 시장 개방이 돌이킬 수 없는 추세가 됐지만 우려가 불식된 것은 아니다.

외국 기업의 투자 능력과 진정성을 검증할 제도적 장치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자 유치에만 주력하다가 정작 검증되지 않은 외국기업의 부실 투자를 방치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내에 남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카지노 허가권을 받고 투자를 유치한 뒤 알맹이만 빼먹는 식의 ‘먹튀 행위’에 대한 경계심도 없지 않다. 문체부가 각종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도 이런 의견을 감안한 것이다.

특히 외국기업이 궁극적으로 내국인 카지노 출입허가를 겨냥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한 국내 업체 관계자는 “외국 기업이 포화 단계에 접어든 한국에 들어오려는 것은 궁극적으로 내국인 카지노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기홍 문체부 관광국장은 “내국인 출입 허용 카지노는 매우 민감한 사안으로, 외국자본이 요구한다고 해서 허용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다”며 “충분한 공론화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하고 입법절차도 필요하다”고 못박았다.

김 국장은 또 경제자유구역 내에서 국내 자본이 독자적으로 복합리조트 사업을 추진할 수 없어 역차별이라는 주장에는 “국내 자본이 지분참여나 위탁경영자로 참여가 가능하다”며 “우수한 국내 자본의 참여 기회를 폭넓게 허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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