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초하는 한국경제 돌파구 없나(하)] 세월호 참사 후 집보러 오는 발길 ‘뚝’

[좌초하는 한국경제 돌파구 없나(하)] 세월호 참사 후 집보러 오는 발길 ‘뚝’

입력 2014-06-02 00:00
업데이트 2014-06-02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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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청사 주변 아파트 매매 가격도 떨어졌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엔 아예 집을 보러 오는 손님이 뚝 끊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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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 인근 세종시 어진동 한뜰마을 아파트 단지 앞 버스 정류장에서 주민들이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세종청사 주변 부동산은 거래가 뚝 끊겼고, 전·월세 가격도 지난해 말보다 7000만원가량 떨어졌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정부세종청사 인근 세종시 어진동 한뜰마을 아파트 단지 앞 버스 정류장에서 주민들이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가고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세종청사 주변 부동산은 거래가 뚝 끊겼고, 전·월세 가격도 지난해 말보다 7000만원가량 떨어졌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1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부동산에서 만난 공인중개사 양모(44)씨는 세월호 참사 이후 한달 열흘 정도의 기간이 세종청사가 이주한 2012년 이후 가장 조용한 기간이라고 했다.

그는 “청사 주변 109㎡(33평형) 아파트의 평균 가격은 3억원선, 84㎡(25평)는 2억 2000만원 정도로 지난해에 비해 1000만~1500만원이 떨어졌다”면서 “부동산 투자를 위해 세종청사 부근을 찾는 이들이 많았는데 세월호 사건 이후로 발길이 없다”고 말했다. 양씨는 “지난 3월쯤 일부 철근을 뺀 채로 부실공사를 한 것으로 밝혀진 청사 부근 아파트 사건이나 전체적인 부동산 경기의 둔화 등도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파트 입주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공급이 수요를 앞서 임대 수요가 줄어들자 전·월세 가격이 급락한 것은 세종청사 부근의 독특한 상황이다. 임대 가격이 떨어지면서 오히려 아파트를 살지 말지 관망하는 이들이 늘어났다. 현재 109㎡형 전세는 1억 3000만~1억 4000만원, 84㎡형은 1억 1000만원 정도에 형성돼 있는데 지난해보다 7000만원이나 떨어진 가격이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5, 6월 주택 매매 비수기에 세월호 사고가 터지면서 매매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종시도 서울과 같이 이미 양극화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프리미엄이 아예 없거나 마이너스 프리미엄인 집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월 26일 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 발표 이후 임대 소득을 위해 투자하려는 사람들의 상담도 확연히 줄었다”고 덧붙였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부동산 상황을 볼 때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아도 잠시의 효력만 있기 때문에 정책 남용은 추후에 쓸 정책을 고갈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오히려 인내심을 가지고 가격 하락의 충격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구사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4-06-0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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