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사업구조조정 중화학 부문에서 제동

삼성그룹, 사업구조조정 중화학 부문에서 제동

입력 2014-11-19 00:00
업데이트 2014-11-1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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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업-엔지니어링 합병 재추진해도 시간 걸릴 듯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삼성그룹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한 사업 구조조정에 제동이 걸렸다.

중화학 부문 핵심 계열사인 양사의 합병이 중단됨에 따라 전자, 금융 계열사에서 중화학, 건설 계열사로 확대되는 삼성그룹 전반의 사업재편 구도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양사의 합병은 삼성그룹 전체의 사업재편 틀 안에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실적 악화가 지속하고 잠재 부실이 커지는 중화학 부문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한 조치로 해석됐다.

합병 재추진 가능성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이번 합병 무산으로 다음에 이어질 삼성그룹의 사업재편 계획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이 완료되면, 삼성그룹이 여기에 그치지 않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건설 사업을 재정비하는 등 건설 부문으로 사업재편 범위를 확대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예상했었다.

삼성은 지난해 하반기 제일모직을 중심으로 그룹 사업재편에 시동을 걸었다.

제일모직의 직물·패션 사업을 떼어내 삼성에버랜드에 넘겼으며, 남은 제일모직의 소재 사업은 삼성SDI와 합병했다. 이후 삼성에버랜드는 사명을 제일모직으로 바꿨다.

또 삼성에버랜드의 건물관리업을 삼성에스원에 양도하고 급식업을 삼성웰스토리로 분리했다.

삼성SNS는 삼성SDS와 합병하고, 삼성코닝정밀소재는 미국 코닝사에 매각했다.

얼마 뒤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의 합병 결정이 내려졌다. 그리고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상장 발표가 이어졌다.

삼성SDS는 14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으며, 제일모직은 다음 달 18일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그룹은 금융계열사와 비금융계열사 간에 복잡하게 얽힌 지배구조를 단순화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금융계열사들이 보유한 비금융계열사 지분을 처분하는 한편 삼성생명 밑으로 금융계열사들을 모으고 있다. 반면 비금융계열사들은 삼성전자를 정점으로 하는 지배관계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삼성그룹의 대대적인 사업재편에는 무엇보다 그룹 성장을 이끌어온 전자 계열사들이 최근 스마트폰 시장의 성숙과 함께 성장 둔화에 직면하면서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전략적인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으로의 경영권 승계를 염두에 두고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을 지렛대 삼아 지금의 순환출자구조를 재편하거나, 지주회사체제로의 전환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9월 “당분간 계열사 간 합병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 사업재편 작업이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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