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스크에 출렁인 증시…‘깜깜이 장세’ 길어지나(종합)

北리스크에 출렁인 증시…‘깜깜이 장세’ 길어지나(종합)

입력 2017-08-09 16:29
업데이트 2017-08-09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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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사상 최고치를 찍고 조정을 받아온 코스피가 9일 북한 리스크의 영향으로 다시 출렁거렸다.

과거 지정학적 리스크는 증시에 제한적인 영향을 주는 데에 그쳤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불확실성이 커 투자자들의 불안이 작지 않다.

미국과 북한의 ‘강 대 강’ 대치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대체로 증권 전문가들은 과거의 경험에 비춰 이번 북한 리스크의 영향도 길게 가지는 않으리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앞으로 미국과 북한의 대응에 따라 증시 영향도 달라질 수 있는 만큼 향후 상황 전개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 다시 ‘팔자’로 돌아선 외국인 투자자

이날 코스피는 전일보다 1.10% 떨어진 2,338.39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 코스피가 2,37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6월 21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2천600억원 가까이 순매도를 보인 영향이 크다. 외국인들은 지난달 하순 이후 순매도 기조를 보이다가 이달 7∼8일은 이틀 연속 순매수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외국인의 매도 심리를 자극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북한이 더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게 최선일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솔직히 말해 힘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간밤 뉴욕 증시도 다우존스가 0.15% 하락 마감하는 등 주요 지수가 모두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한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전체 6개 중 4개가 하락했다. 이 가운데 자산 규모가 가장 큰 ETF(ISHARES MSCI SOUTH KOREA CAP)는 0.85% 떨어졌다.

여기에 북한이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한 작전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며 강경 발언을 내놓자 아시아 증시도 출렁거렸다.

엔화 강세의 악재까지 겹친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1.29%나 떨어져 코스피보다 더 큰 낙폭을 보였다.

◇ 상황 전개에 따라 영향 달라질 것…‘깜깜이 장세’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대북 리스크의 영향이 단기간에 소멸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상식적으로 대북 리스크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더 커질 가능성은 작다”고 예상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파국으로 가지 않는다면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상황이 악화한다면 영향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과거처럼 일회성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미국과 북한이 서로 강 대 강으로 가면 상황이 다르게 전개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리스크의 증시 영향은 크지 않다고 평가하면서도 코스피의 이번 조정 기간이 길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미 코스피가 조정 국면에 들어가 차익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과거 대세 상승 국면에도 두세 달은 조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스피가 9~10월 조정을 거친 뒤에나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외국인들이 글로벌 증시에서 IT주를 주로 파는 데 이것을 북한 리스크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면서 “북한 리스크는 울고 싶은 아이 뺨을 때려준 격이어서 빌미를 제공했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오는 9월 주요국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있어 ‘깜깜이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며 “당분간은 코스피 2,350선의 지지력을 테스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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