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청춘의 무덤? 청춘의 발전소!

[커버스토리] 청춘의 무덤? 청춘의 발전소!

입력 2014-02-22 00:00
업데이트 2014-02-22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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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육군훈련소…용감한 여기자 등 4인 직접 체험해 보니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무대 앞으로 나오실 어머님 한 분 모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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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에 입소해 행군 훈련을 받고 있는 훈련병들이 지난 17일 훈련 도중 주어진 10분간의 짧은 휴식시간에 수통으로 완주를 다짐하는 건배를 하고 있다. 입소 5주차 훈련병들은 20㎏의 완전 군장을 메고 20㎞ 행군 훈련을 받는다. 논산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에 입소해 행군 훈련을 받고 있는 훈련병들이 지난 17일 훈련 도중 주어진 10분간의 짧은 휴식시간에 수통으로 완주를 다짐하는 건배를 하고 있다. 입소 5주차 훈련병들은 20㎏의 완전 군장을 메고 20㎞ 행군 훈련을 받는다.
논산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지난 17일 오후 1시 충남 논산시 육군훈련소 내 연무회관. 입소식을 1시간쯤 앞둔 이곳에는 예비 훈련병과 가족들의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아들 박영민(22)씨를 배웅하려고 경기 부천에서 온 어머니 이정순(50)씨는 군악대 반주에 맞춰 가수 윙크의 노래 ‘얼쑤’를 흥겹게 불렀다. 이씨는 “남자는 군대를 다녀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슬프지 않다”면서 “아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편하게 해주고 싶어서 용기를 내 예비 장병과 가족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게 됐다”고 말했다. 한때 ‘청춘의 무덤’으로 불렸던 육군훈련소(일명 ‘논산훈련소’)가 달라졌다. 머리를 파르라니 깎은 아들을 애처롭게 바라보며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어머니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신 새로운 세상에 발을 내딛는 아들을 위해 ‘파이팅’을 외치는 가족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21일 육군에 따르면 육군훈련소는 1951년 논산시 연무읍 일대에 ‘연무대’(鍊武臺)라는 이름으로 창설됐다. 창설 이후 62년간 800여만명이 거쳐갔다. 장병들의 패기는 여전하지만 입소식 분위기부터 예전과 사뭇 달랐다. 군악대가 예비 장병과 가족을 위한 음악회를 여는가 하면 군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현장에서 바로 상담해 줬다.

교육 방식에도 변화가 생겼다. 5주의 훈련 기간과 교육 과목은 예전과 비슷하다. 하지만 올해부터 훈련병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경쟁방식을 도입했다. 과거에 각개전투를 해가 질 때까지 무한 반복했다면 지금은 6~7명씩 팀을 나눠 공통의 미션을 수행하게 한다. 목표를 가장 빨리 달성한 팀일수록 휴식, 전화 이용권, 매점(PX) 이용권 등의 ‘당근’을 받기 때문에 ‘함께’보단 ‘혼자’가 익숙한 신세대 훈련병의 참여와 사회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는 게 군의 설명이다. 물론, 상대적으로 성적이 낮은 팀은 내무반 청소와 보충교육 등 벌칙을 받게 된다.

정훈교육 역시 ‘무찌르자 공산당’ 식의 주입식에서 벗어나 팀별로 안보 현안에 대해 토론하고 발표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육군 관계자는 “경쟁에 익숙한 이들도 입대하면 굳이 나서서 열심히 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서 “팀 체제로 운영하면서 소속감을 부여해 자발적인 의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논산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2014-02-22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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