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號 첫 시험대… ‘이헌재 역할론’ 주목

안철수號 첫 시험대… ‘이헌재 역할론’ 주목

입력 2012-09-23 00:00
업데이트 2012-09-2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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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기용’ 비판에 선긋기… ”균형잡힌 캠프 구성”

지난주 대선의 바다에 처음 출항한 ‘안철수호(號)’가 첫 시험대에 섰다.

안철수 대선후보의 ‘경제 멘토’로 거론되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향한 진보 성향 학자들의 공격이 잇따르면서다.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지난 21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사회통합을 위한 새로운 자본주의와 복지국가 모델’ 토론회에서 “(현재의) 실패를 가져온 과거의 정책을 깨끗이 정리해야 하는데, 이런 정책의 주 설계자인 이 전 부총리가 정계에 다시 등장해 굉장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또다른 강연에서는 “이 전 부총리의 정계 진출을 누가 좀 말려줬으면 좋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장 교수는 “신자유주의를 도입해 이 지경을 만든 그가 아무런 사과 없이 다시 나온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복지제도 없는 불안한 체제가 만들어진 것이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직후인데 이런 체제를 만든 사람이 이 전 부총리”라고 각을 세웠다.

이 전 부총리는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에서 경제부총리와 재정경제부 장관 등을 역임했다. 특히 1997년 외환위기 이후 DJ정부에서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해, ‘구조조정의 달인’이라는 평가와 ‘신자유주의 신봉자’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조국 서울대 교수도 트위터에 “안철수건, 문재인이건 이헌재 같은 모피아와 함께한다면 비판할 것”이라고 썼다. 모피아는 재정경제부(MOFE)와 마피아를 합성한 말로 거대세력을 형성한 경제관료 출신들을 비판하는 말이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은 이 전 부총리의 역할을 ‘과도하게’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안 후보가 “다양한 분들의 의견을 듣고 있으며, 이 전 부총리도 그 중의 한 분으로서 자신의 지위와 경륜을 바탕으로 도움을 주는 역할”에 그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전 부총리가 안 후보를 돕는 상징적 인물 중 하나라는 점에서 캠프 내부에서도 적잖이 당황하는 기류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2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치권과 다수 전문가들은 내년 경제 전망을 아주 어둡게 보고 누가 대통령이 되든 위기관리에 치중해야 할 것이라고 하고 있다”면서 “이 전 부총리는 국정 경험이 부족한 안 후보의 위기관리 능력을 보완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 측은 앞으로 이 전 부총리와 같은 경제관료 출신들뿐만 아니라 진보 성향의 경제학자들이 정책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수면위로 부상하면 균형잡힌 정책 전문가그룹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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