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구급차 상봉’ 가족, 아쉬운 작별…”통일되면 만나”

<이산가족> ‘구급차 상봉’ 가족, 아쉬운 작별…”통일되면 만나”

입력 2014-02-21 00:00
업데이트 2014-02-2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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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악화로 상봉 둘째 날 개별상봉 후 조기 귀환

거동이 불편해 약품 냄새 나는 구급차 안에서 가족과 상봉해야 했던 김섬경(91) 할아버지와 홍신자(84) 할머니가 결국 상봉을 중도포기했다.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1차 둘째날인 21일 오후 외금강호텔 앞에서 김섬경(91)할아버지가 건강상의 이유로 북측 아들 김진천(66), 딸 김춘순(68)씨와 하루 일찍 작별상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1차 둘째날인 21일 오후 외금강호텔 앞에서 김섬경(91)할아버지가 건강상의 이유로 북측 아들 김진천(66), 딸 김춘순(68)씨와 하루 일찍 작별상봉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1차 둘째날인 21일 오후 외금강호텔 앞에서 홍신자(84, 구급차에 있어 안보임)할머니가 건강상의 이유로 하루 일찍 작별상봉을 하며 딸 이경희씨(가운데)가 홍 할머니의 동생 홍영옥, 그의 아들 한광룡(45)씨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1차 둘째날인 21일 오후 외금강호텔 앞에서 홍신자(84, 구급차에 있어 안보임)할머니가 건강상의 이유로 하루 일찍 작별상봉을 하며 딸 이경희씨(가운데)가 홍 할머니의 동생 홍영옥, 그의 아들 한광룡(45)씨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죽더라도 금강산에서 죽겠다”고 상봉 의지를 키웠지만, 건강 악화라는 신체적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20일 첫 단체상봉을 마치고 김 할아버지와 홍 할머니의 동반가족들은 상봉현장에 있는 의료진과 긴급협의를 가졌다.

두 이산가족의 몸 상태가 나빠져 더 이상의 상봉은 무리라는 의료진의 판단이 전해졌고 가족들은 상봉을 중단키로 했다.

일단 21일 오전 9시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되는 개별상봉에 참가해 북쪽의 가족들과 만난 후 아쉬운 작별 인사를 했다.

구급차로 금강산을 출발하기 직전 홍 할머니의 북쪽 여동생 영옥(82) 씨는 차 안에서 작별의 시간을 가지며 “통일될 때까지만 기다려줘…언니, 나 기쁜 마음으로 간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홍 할머니는 동생을 만난 소감을 묻는 말에 “(만나서) 기뻤죠. 헤어지니까 너무 슬프고…동생을 데리고 갔으면 좋겠다”며 “안타깝고 슬프고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10일 척추측만증으로 순천향병원에서 허리 수술을 받았고 강원도 속초로 이동할 때는 휠체어를 이용했지만 상황이 악화돼 이번 상봉에 구급차를 타고 참가했다.

속초에 집결할 때부터 구급차를 이용했던 김 할아버지는 개별상봉을 마치고 여한이 없느냐고 묻는 아들 진황 씨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여 보였다.

진황 씨는 “아버님이 노환으로 다리를 못 쓰시고 고혈압약과 감기약을 복용하며 약 기운으로 버티고 있는데 의료진이 걱정돼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렵다고 했다”며 “추석 때는 지팡이 짚고 걸으셔서 그때 됐으면 이렇게 쇠약하지 않으셨을텐데…”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그는 “북측 가족들이 북쪽에 선산이 있고 일가족들이 가까이 살고 있다고 해서 (아버지가 돌아가시면) 화장해서 유골로 모시다가 통일되면 선산으로 가지고 가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금강산을 떠나기 앞서 구급차를 찾아 아버지에게 작별인사는 건넨 춘순(67) 씨는 “아버지 돌아가시지 말고 통일되면 만나요”라고 말하며 작별의 아쉬움을 전했다.

개별상봉을 마친 김 할아버지와 홍 할머니를 태운 구급차는 낮 12시 30분께 금강산을 출발해 오후 1시 10분께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동해선 출입사무소를 거쳐 귀환했다.

앞서 이들은 20일에도 구급차로 금강산으로 이동해 우여곡절 속에 상봉했다.

응급의료장비가 갖춰진 구급차를 떠날 수 없는 상황에서 북측이 상봉에 앞서 남북 간에 합의된 내용이 아니라면서 구급차 상봉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

남측에서 갑자기 발생한 돌발상황이라는 점을 19일부터 북측에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고, 북측은 구급차 안에서 이뤄지는 상봉을 허용하는 대신 상봉 모습을 비공개로 해 기자들이 몰려들지 않도록 하자고 해 어렵사리 상봉이 성사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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