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무인기에 커지는 안보불안’위협 과대’ 논란도

北무인기에 커지는 안보불안’위협 과대’ 논란도

입력 2014-04-03 00:00
업데이트 2014-04-03 11:08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상당수 전문가들 “무인기 공격은 군사전술적으로 무의미”

“불안해서 살 수가 없습니다. 우리 군의 방공망이 뻥 뚫린 것이 맞습니까?”

입대를 앞둔 아들을 둔 한 주부가 2일 오후 국방부 대변인실에 전화를 걸어 불안감을 호소하면서 한 얘기다.

지난달 24일 파주에 이어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사격이 있었던 31일 백령도에서도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무인항공기가 추락해 군과 정보당국이 북한의 무인정찰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밀 감식 작업에 들어갔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파주에 추락한 무인항공기(위쪽)와 지난달 31일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 항공기.  국방부 제공
지난달 24일 파주에 이어 북한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해상사격이 있었던 31일 백령도에서도 정체가 확인되지 않은 무인항공기가 추락해 군과 정보당국이 북한의 무인정찰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밀 감식 작업에 들어갔다. 사진은 지난달 24일 파주에 추락한 무인항공기(위쪽)와 지난달 31일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 항공기.
국방부 제공
북한의 것으로 추정되는 소형 무인기의 잇따른 추락 사실이 밝혀진 뒤 국민이 느끼는 안보불안은 커지고 있다.

특히 이 무인기가 청와대 인근 상공까지 비행하면서 청와대 모습을 촬영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북한의 위협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무인기에 폭탄이나 생화학무기를 탑재해 대도시에 떨어뜨리면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상당수 군사 전문가들은 추락한 무인기가 청와대 상공까지 촬영한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올 수는 있지만, 군사전술적으로는 별다른 위협 대상이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감시·정찰 수단이 없는 북한이 궁여지책으로 저급한 수준의 소형 정찰용 비행체를 개발한 것이지 군사적으로 유의미한 타격수단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공군 장성 출신인 이희우 충남대 종합군수체계연구소 소장은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추락한 무인기에는 카메라 밖에 달 수 없다”며 “폭탄을 달기 위해 크기를 키우면 레이더에 걸린다”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폭탄이나 생화학무기로 공격하려면 더 정확하고 빠른 미사일을 쏘면 되지 뭐하러 무인기를 활용하겠느냐”면서 “(소형 무인기 폭탄 탑재는) 군사전술적으로 전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군의 방공망이 무너졌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어떤 나라도 그렇게 작은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를 갖추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도 “추락한 무인기에 카메라 대신 폭탄을 탑재한다고 해도 자동차 한 대 부수기도 간당간당할 것”이라며 “이런 것을 가지고 대량살상무기가 서울 상공을 돌아다닌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 연구위원은 “폭탄이나 생화학무기를 싣기 위해서는 탑재 중량이 커져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무인기 크기도 커지고 레이더에 걸리게 된다”며 “북한은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는데 왜 소형 무인기를 무기체계 투발 수단으로 사용하겠냐”고 반문했다.

북한의 무인기 위협에 대비할 필요는 있겠지만 소형 정찰용 비행체 추락을 놓고 방공망이 뻥 뚫렸다거나 자폭 공격이 가능한 스텔스 무인기의 출현이라고 호들갑을 떨 일은 아니라는 지적인 셈이다.

파주에 추락한 무인기의 크기는 날개폭 1.92m, 동체길이 1.43m이며, 연료를 모두 채웠을 때 중량은 15㎏였다. 탑재중량은 1㎏로 평가됐다.

탑재된 일본제 카메라는 정찰용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정도로 해상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영상의 수준이 구글에서 받는 것(위성사진)보다 해상도가 낮다”며 “일제 캐논 카메라로 1㎞ 밖에서 촬영한 것이어서 잘 나오지 않았다. 군사나 테러 목적, 정찰 수준이 아니라 일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GPS는 갖추고 있으나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송수신하는 장치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에서도 이번에 추락한 무인기를 성능이 형편없이 떨어지는 구형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군사전문가인 조지프 버뮤데스는 “북한은 오랜 기간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었다”면서 “이번 것은 기체를 변형하고 카메라를 장착한 것으로, 카메라가 달린 ‘모형기’(model airplane)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고 1일(현지시간) 미국 NBC방송은 보도했다.

그러나 안보는 한 번의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북한이 소형 무인기로 공격해올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되고 그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추락한 무인기는 특정 표적에 대한 테러가 불가능하지만, 발전시키면 테러 목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생·화학 무기 탑재 가능성에 대해서도 “탑재 중량이 1㎏ 정도인데 발전시키면 그것도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군 당국은 낮은 고도로 나는 비행체를 포착하기 위한 저고도탐지레이더를 국외에서 긴급히 도입하는 방안 검토에 나서는 등 대비책 마련에 고심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