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법·청문회 모두 무산 위기… 고립무원 새정치연

세월호법·청문회 모두 무산 위기… 고립무원 새정치연

입력 2014-08-12 00:00
업데이트 2014-08-12 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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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 ‘특검 추천권’ 추가 협상 결렬

여야 원내대표 간 세월호 특별검사 추천권 추가 협의가 11일 불발로 끝나면서 잘 풀릴 것만 같던 정국에 짙은 안개가 다시 드리워졌다. 지난 7일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합의한 13일 국회 본회의 개최뿐만 아니라 18일 청문회 증인 협상까지 어그러지면서 국회 정상화는 더욱 멀어졌다.

궁지에 몰린 박 원내대표는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박 원내대표는 자신을 향한 당 안팎의 반발을 극복하고자 이날 이 원내대표와의 주례회동에서 특검 추천권에 대한 추가 협상을 시도했지만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 이후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 지난 7일 여야 원내대표 간 이뤄진 세월호특별법 합의안에 대한 추인은 결국 무산됐다.

정청래, 이미경 의원 등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새정치연합이 세월호 가족 대책위원회와 협의를 진행하다 갑자기 여야 원내대표 간 합의를 이뤘다”면서 “과정 자체가 너무 급작스러웠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70여명의 참석자 가운데 30여명이 발언을 신청했고 “합의안 무효 선언을 하고 재협상하자”고 촉구한 의원이 다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자격이 없다. 다른 사람이 협상해야 한다”는 등의 초강경 발언도 나왔다. 박 원내대표도 “그만두라는 뜻도 포함된 것으로 이해한다. 그것도 염두에 두겠다”며 이번 협상 결과에 따라 비상대책위원장 자리에서 물러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새정치연합은 새누리당과 합의의 전면 무효화도 아닌, 명확한 추가 협상도 아닌 ‘다시 협상’이라는 어정쩡한 결론을 내렸다. 세월호법 협상을 전면 보완하고 수정하겠다는 방침과 함께 당 대표 격인 박 원내대표의 권한과 위상까지 흔들 수는 없다는 복잡한 심경이 반영된 결정으로 풀이된다.

또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일단은 박 원내대표에게 기회를 준 것이지만 재협상에서도 성과를 이루지 못할 경우 박 원내대표의 리더십에는 적지 않은 상처가 날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정동영 새정치연합 상임고문도 이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 리더십을 닮지 말라”며 박 원내대표를 압박했다. 정봉주 전 의원은 “합의 권한을 위임받지 못한 박 원내대표의 세월호법 합의는 독재”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이 원내대표 역시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는 점에 있어서 걱정이 적지 않은 상황이다. 합의 이후 주말 동안 세월호 가족과 시민들의 세찬 항의가 새정치연합을 향해 빗발쳤지만, 여기에는 세월호 가족들의 요구를 일절 수용하지 않고 자체 세월호법안을 관철시킨 여당을 향한 비난 여론도 내재돼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말리는 시누이’ 노릇을 한 박 원내대표에게 비난이 집중되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때리는 시어머니’ 격인 새누리당에 대한 체념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세월호특별법 불발 시 모든 책임이 박 원내대표를 향하고 있기 때문에 이 원내대표가 여전히 ‘꽃놀이패’를 쥐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한편 세월호법에 대한 여야 합의가 ‘야합’이란 비판이 거세지자 원내 5석인 정의당은 비판 수위를 높였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이날 여야 원내대표 협상장을 찾아 당의 입장을 전하려다 실패하자 “두 당이 지나치게 폐쇄적”이라고 주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2014-08-1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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