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정보공유 어떻게…미국이 중간통로 역할

한미일 정보공유 어떻게…미국이 중간통로 역할

입력 2014-12-26 13:11
업데이트 2014-12-2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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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직접공유 아냐” vs “C4I체계로 3국 실시간 공유 가능”

한국과 미국, 일본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관련 정보공유 약정을 체결키로 함에 따라 앞으로 관련 정보를 3국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상호 공유할지 관심이다.

국방부는 일단 미국을 중간 통로로 활용해 3국이 북한 핵과 미사일 정보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정보공유가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우리나라가 수집한 북한 핵과 미사일 정보를 미국 국방부에 전달하면, 미국국방부는 우리 정부(국방부)의 승인을 거쳐 일본 방위성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거꾸로 일본이 수집한 북한 핵과 미사일 정보 또한 미국이 중개해 같은 방식으로 한국에 전달된다고 국방부 관계자들은 26일 설명했다.

그러나 미국을 매개로 전달되는 방식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방식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논란이 될 전망이다.

오프라인 방식이라면 필요한 정보를 선별적으로 골라 미국을 매개로 일본과 비정기적으로 공유하게 된다. 대면 대화, 전화통화, 회의, 문서, CD, 사진, 동영상 교환 등이 이런 방식이다.

하지만 C4I(지휘통제체계) 체계로 대표되는 온라인 방식으로는 모든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될 수 있다.

한미 양국은 현재 합참과 연합사, 연합사와 미 태평양군사령부 간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C4I 체계를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은 이런 C4I 체계를 구축하지 않고 있고, 앞으로도 구축할 계획은 없는 상태다.

구체적으로 합참의 한국군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와 연합사 내 미측의 한국전구 범세계연합정보교환체계(CENTRIXS-K)를 통해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앞으로 한국과 주한미군은 북한의 탄도탄 정보를 탐지, 추적할 수 있는 각각의 탄도탄 작전통제소의 C4I를 내년 말까지 연결해 정보를 공유할 예정이다.

우리 군의 작전통제소인 KTMO-CELL과 미군의 작전통제소인 TMO-CELL에 구축된 C4I 체계가 서로 연결되면 한미는 실시간으로 북한의 탄도탄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고 국방부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KTMO-CELL은 이지스 구축함과 그린파인 레이더(L-밴드 레이더)를 통해 탐지된 북한 탄도탄 정보를, 미측 TMO-CELL은 조기경보위성과 이지스 구축함에서 탐지한 정보를 각각 전달받는다.

미측의 TMO-CELL은 미 태평양군사령부와 주일미군사령부의 C4I 체계와도 연결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은 북한의 미사일 위협을 내세워 미사일방어(MD)체계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주일미군사령부와 일본 자위대 간에도 실시간 정보공유 C4I 체계가 구축되어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한미 공유체계를 포함해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KTMO-CELL→TMO-CELL→미 태평양사령부→주일미군사령부→미일 MD 체계망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갖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외형적으로는 동아태 지역에서 북한의 핵과 탄도탄 위협을 겨냥한 거대한 ‘MD 체계망’을 형성하는 구조인 셈이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우리 군이 수집한 핵과 미사일을 포함한 다른 북한 정보까지 일본으로 실시간 전달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를 가정하면 한미일이 탐지 단계부터 실시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면서 “다만, 현재 어떤 실시간 정보를, 어떻게 공유해야 할지에 대한 정의가 없어서 앞으로 3국 정보 당국 간에 협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대국의 정보를 받은 국가가 이를 누설한다면 법적 제재를 할 수 있다”면서 “한미, 미일 정보교류협정은 비밀 등급을 1, 2, 3급으로 분류하고 있지만 어떤 등급의 정보를 어떻게 제공할지는 제공하는 국가에서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국책연구기관의 한 전문가는 “C4I 체계로 연결되어 실시간으로 정보가 제공된다면 어떤 등급의 정보를 줄지를 그때그때 나눈다는 것은 어렵지 않겠느냐”면서 “약정 체결 후 1∼2년 정도 지나면 특정한 정보뿐 아니라 유사한 정보도 관성적으로 유통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일본에 대해서만 정보 공유가 인색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부교수는 “북한의 미사일을 효과적으로 막으려면 3국의 협력이 필요하다”면서 “일본에 대해서만 유독 미국을 통해 정보를 공유해야 하는 구조는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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