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준·김종훈·황철주·김학의 이어 또 낙마 朴대통령 ‘나홀로 인선 및 검증체계 ‘ 대수술 지적 제기돼
김병관 국방부장관 내정자가 22일 자진사퇴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인선한 고위급 인사 가운데 중도 낙마자가 5명으로 늘었다.김 내정자는 이날 사퇴의 변을 통해 “그동안 국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저는 국정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이 시간부로 국방부장관 후보자 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의 자진사퇴로 ‘박근혜 정부’의 인사ㆍ검증 시스템의 문게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르게됐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시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재산문제 등의 도덕성 논란을 빚은 끝에 사퇴한데 이어 이달 초에는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장관 내정자가 ‘정치권의 난맥상’을 비판하며 사퇴한 뒤 미국으로 떠났다.
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가 주식백지신탁 문제로 스스로 사의를 표했고, 김학의 법무부차관 내정자도 ‘고위층 성접대 의혹’에 연루되며 21일 사표를 제출했다.
여기에 이명박 대통령과의 인선에 동의해준 것으로 알려진 이동흡 전 헌법재판소장 지명자의 낙마와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최대석 인수위원의 자진사퇴에 청와대 비서관 인선 과정에서의 잡음까지 하면 박 대통령의 인사 사고는 끊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도 안돼 고위급 중도낙마자가 속출하자 ‘부실한 인사 검증’과 ‘나홀로 보안 인사’ 등에 대한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성접대 의혹에 휘말려 낙마한 김학의 법무차관 내정자의 경우, 청와대 민정라인이 첩보를 입수하고도 ‘문제없다’고 안이한 결론을 내리는 바람에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사안이어서 부실검증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왔다.
당장 야당은 비판의 날을 세웠다.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확대간부회의에서 “인사는 만사라는데 박근혜 정부의 인사는 망할 망(亡), 망사(亡事)”라며 “박근혜식 인사의 예고된 파국”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들 중도낙마자 대다수가 ‘책임총리로의 위상 강화’, ‘창조와 혁신을 통한 창조경제’, ‘중소기업 대통령’, ‘튼튼한 안보를 통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등 박 대통령이 그간 꾸준히 강조해왔던 새 정부 국정기조 등과 밀접하게 연관된 부처의 수장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 국방장관 내정자의 사퇴로 새로운 국방장관 후보를 결정할 시간과 국회 인사청문 과정까지 감안하면 새 정부 내각의 완벽한 구성 시점은 더욱 늦춰질 수밖에 없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박 대통령이 김병관 내정자의 사퇴를 계기로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수술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여론이나 민정 등의 철저한 검증없는 ‘나홀로 인선’이라면 유사한 사고가 되풀이될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