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국방장관 내정 38일만에 낙마

김병관, 국방장관 내정 38일만에 낙마

입력 2013-03-22 00:00
수정 2013-03-22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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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MDC 주식 보유·무기업체 고문 경력 논란

김병관 국방장관 내정자가 22일 내정 발표 38일만에 끝내 중도 낙마했다.

김 내정자는 지난달 23일 박근혜 정부 첫 국방장관 후보자로 내정됐으나 그간 꼬리를 문 의혹으로 야당뿐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사퇴 압박을 받아 왔다.

국회 인사청문 과정을 전후해서 제기된 의혹은 전역 후 무기중개업체 고문직 경력과 부동산 투기 의혹, 위장 전입, 늑장 납세 등 30여 가지에 이른다.

이 가운데 자원개발업체인 KMDC 주식을 보유한 사실이 국회 인사청문회 자료에서 누락된데다가 무기중개업체 비상근 고문으로 일한 경력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된 것이 이번 사퇴의 결정적 배경으로 풀이된다.

KMDC는 미얀마 자원개발권 획득 과정에서 이명박 정권 당시 실세가 편의를 봐줬다는 의혹이 불거진 업체다.

김 내정자는 2011년 하반기 KMDC가 유상증자를 할 때도 450만원 상당의 주식을 추가로 매입했다. 김 내정자의 보유주식은 총 850주 정도인 알려졌다.

야당은 김 내정자가 당시 권력 실세와 친분이 있었다고 소문난 업체의 내부 정보를 이용해 주식 투자를 한 것 아니었느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여기에다 김 내정자가 KMDC 관련자와 미얀마를 방문해 찍은 사진이 공개되면서 의혹은 더욱 확산됐다.

이에 김 내정자 측은 해명자료를 통해 “사전에 회사정보를 이용해 KMDC 주식을 구입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회사와 관련이 없는) 지인의 권유로 주식을 구입했다”고 강력 부인했다.

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준비했던 한 관계자는 “국회에서 요구한 자료가 750여 건에 달해 KMDC 주식 보유사실을 빠뜨렸다”고 말했다.

또 무기중개업체 비상근 고문으로 일한 경력도 문제가 됐다.

이 업체는 국산 K-2 전차에 탑재되는 ‘파워팩’(변속기+엔진)을 수입하는 데 초기에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방장관 내정자가 일개 무기업체의 고문으로 일했던 경력이 국방장관 직무를 수행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비록 김 내정자가 파워팩을 수입하는 데 관여하지 않고 이 업체의 공장 설립을 자문했다고 적극 해명했지만 논란은 계속됐다.

김 내정자가 국방장관 후보자로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나도록 임명장을 받지 못하자 군심도 요동쳤다.

그간 군내에서는 김 내정자를 조직적으로 음해하는 세력이 있다는 이야기들이 부풀려져 다음 달 단행될 정기 장군 진급 인사에서 태풍이 불 것이란 관측이 나돌기도 했다.

군 일각에서는 각종 의혹으로 상처가 난 김 내정자가 부임한다고 해도 60만 대군을 지휘할 영(令)이 서지 않을 것이란 비판도 확산됐다.

이 때문에 김 내정자가 곧 낙마할 것이란 관측이 적지 않았다.

김 내정자가 낙마함에 따라 김관진 국방장관이 당분간 장관직을 더 수행하게 됐다.

그는 국방장관 공관에 있던 짐을 일부 서울 시내의 사저로 옮겨놓은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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