訪北 대북지원단체가 전하는 ‘지금 북한은’

訪北 대북지원단체가 전하는 ‘지금 북한은’

입력 2013-05-16 00:00
업데이트 2013-05-1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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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식량지원 끊겨 北은 보릿고개 상황

”식량 자급자족을 하기 위해 아주 열정을 가지고 모내기 전투라고 하고 있지만 외국에서 오던 식량 무상 지원이 끊겨서 많이 어렵다.”

이달 초순 북한을 다녀온 대북지원단체 ‘푸른나무’의 신영순 대북사업본부장은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단체 사무실에서 만난 연합뉴스 기자에게 지금의 북한 식량사정이 “보릿고개 상황”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하지만 그는 현지에서 만난 북한 인사들은 ‘우리가 제재를 안 받고 살았던 적이 언제 있었느냐’는 반응을 보였다면서 “조금 더 어려워지면 허리띠를 졸라매면 되기 때문에 제재 속에 사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푸른나무는 북한 전역에 있는 장애인 시설과 어린이 시설, 보건의료 시설 등 20여곳에 식량과 의약품 등을 지원해온 단체다. 2010년 10월 만들어졌고 미국에 본부를 두고 있다.

신 본부장은 미국 시민권을 가진 선교사로, 1998년부터 정기적으로 북한을 방문해 장애인과 고아들을 지원해왔다.

신 본부장은 지난 1∼14일 외국 시민권자인 후원자 4명과 함께 중국 베이징을 거쳐 방북해 고아원과 장애인 시설 등에 밀가루와 약품, 청력 검사기기 등을 지원하고 돌아왔다. 이들은 모두 외국 시민권자이고 외국을 거쳐 방북했기 때문에 통일부에 별도의 방북 신청이나 물자반출 신청을 할 필요가 없었다.

신 본부장은 북한의 식량사정이 여전히 어렵기는 하지만 “경제 수준이 많이 올라가고 있다”라며 “물건들도 풍요해진 것 같고 도시미화와 생활수준을 높이는 데 굉장히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는 한 예로 “이전에는 북한 내 시장에 식량이 별로 없었는데 지금은 판매하는 것들이 꽤 많아서 돈만 있으면 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북한 시설들에 지원한 밀가루도 북한 내 시장에서 구입했다.

이번에 금강산도 둘러본 신 본부장은 “작년 10월에 갔을 때는 중국 관광객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없어 우리 일행만 있었다”라며 “현대아산에서 지은 호텔도 문은 열려 있었지만 주로 금강산 호텔을 많이 쓰고 있었다”라고 전했다.

남북 간 교류가 사실상 중단된 2010년 이후에도 매년 북한을 방문해온 신 본부장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집권 이후 목격한 북한 내부의 변화상과 평양의 분위기도 소개했다.

그는 “요새 평양 시내는 잔디를 열심히 심어 아름답게 변모하고 있고 나무심기 운동도 많이 하고 있다”라며 “동네마다 어린이 놀이시설과 청소년을 위한 배구장, 농구장, 스케이트장 등이 많이 설치됐다”라고 전했다.

신 본부장은 국내 민간단체들의 인도적 지원이 여전히 허용되지 않는 데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민간단체들이 그동안 많은 지원사업을 벌이면서 북과 신뢰를 구축했는데 남북관계가 단절돼 신뢰가 깨진 것이 너무 아쉽다”라며 “정부는 정치가 막혀 있을 때일수록 민간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열어줘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그는 특히 “정부는 세계식량기구 등 국제단체를 통해 북한을 지원하겠다고 하는데 정말 잘못된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돈을 외국에 줘서 북한을 지원하도록 하면 내 민족을 얻어먹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지만 우리 민간단체가 하도록 하면 함께 나눠 먹는 것이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북한 어린이들을 언급하면서 “한 달에 20-30 달러면 작은 병이 큰 병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라며 “그런데 지원이 끊어져 건강한 민족의 미래를 취약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본부장은 푸른나무가 지원하는 시설의 어린이들의 경우 “건강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라며 향후 어린이들의 영양상태 개선을 위해 이들 시설에 돼지, 염소 등 가축을 보내는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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