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에 살면 12년 빨리 죽는다”…2023년 태어난 아기의 ‘운명’

“이곳에 살면 12년 빨리 죽는다”…2023년 태어난 아기의 ‘운명’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3-03-22 20:23
업데이트 2023-03-22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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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650개 선거구 기대수명 분석
기대수명, 부촌이 빈촌보다 12년 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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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자료사진(위 기사와 관련 없음). 아이클릭아트
아기 자료사진(위 기사와 관련 없음). 아이클릭아트
부촌과 빈촌의 기대수명 격차가 최근 20년 사이에 2년 더 늘어났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22일(한국시간) 신생아 수명은 태어나서 자란곳을 따라간다는 연구 결과를 보도했다. 부유한 지역에서 태어나면 그렇지 않은 곳 보다 10년 이상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다.

29개 보건 싱크탱크 연합체 ‘헬스이퀄스’는 통계당국 자료를 토대로 영국 650개 선거구의 기대수명을 분석했다. 기대 수명은 당장 태어나는 아기가 살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기간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 결과 부촌과 빈촌간의 기대 수명 격차는 뚜렷하게 드러났다. 기대수명이 가장 높게 나온 선거구 20개 중 15개가 부촌이었다. 반면 기대 수명이 낮은 20개 선거구 중 17개가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등 빈곤 지역이었다.

양극단에 위치한 부촌과 빈촌의 기대수명 격차는 최근 20년 사이에 2년 더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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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촌과 빈촌간의 기대 수명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위 기사와 관련 없음). 아이클릭아트
부촌과 빈촌간의 기대 수명 격차가 뚜렷하게 드러났다(위 기사와 관련 없음). 아이클릭아트
‘헬스이퀄스’는 “부자동네인 햄프스테드에서 태어난 신생아는 88세까지 살 것으로 예측된 반면 상대적으로 가난한 지역인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출생한 아기는 이보다 12년이나 이른 76세에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예상됐다”고 설명했다.

또 “아기가 태어나서 자라는 곳이 개인적 행동이나 유전적 요인보다 미래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이 결과를 두고 더 타임스는 “지역 간 충격적 격차”라며 “부실한 주거, 기대 미만의 교육, 빈곤 때문에 수백만명의 수명이 10년이나 단축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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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자료사진(위 기사와 관련 없음). 아이클릭아트
아기 자료사진(위 기사와 관련 없음). 아이클릭아트
“우리나라 건강수명, 서울 강남 3구 모두 10위 안에”
우리나라도 비슷했다. 부촌 지역의 ‘건강수명’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건강수명은 평균수명에서 질병·부상으로 활동하지 못한 시기를 뺀 기간을 의미한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에서 전국 250개 시·군·구 중 용인 수지구가 75.3세로 건강수명 1위로 나타났다.

수지구와 이웃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가 74.92세로 2위였다. 3~4위는 서울 서초구(74.52세), 강남구(74.51세)가 차지했다. 송파구는 73.54세로 9위였다. 10위안에 여러 부촌 지역이 자리한 것을 볼 수 있다.

소득수준에 따라 건강수명 차이가 컸다. 분석결과를 놓고 보면, 소득이 높을수록 건강했다.

정부는 소득수준을 5개 그룹으로 나눠 분석했다. 소득이 가장 높은 5그룹(상위 20%)의 경우 건강수명이 73.3세로 집계됐다. 반면 소득이 가장 낮은 1그룹(하위 20%)은 65.2세였다. 8.1세 차이다. 두 그룹 간 건강수명 격차는 점점 벌어졌다.

2012년 6.7년까지 좁혀졌지만, 2013년 7.1년에서 7.3→7.4→7.6→7.6→8.1세로 차이 났다. 건강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는 이유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이 차이를 7.6세 이하로 좁힐 계획이다.
김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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